Armytage Open Lecture
 

과학문화융합포럼

9/19/2011

 

디지털인문학 

 

1. 자기소개: 영국 낭만주의영시 전공자. 디지털인문학 혹은 IT에 대한 흥미는 있지만, 전문가는 아니며 인문학에 관한 시각 역시 인문학 전체를 아우르기 보다는 문학적 관점에 기울어질 것이다.

 

2. 사회적 의제로서의 인문학과 디지털인문학: 대학 내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문학의 입지가 위협을 받으며, 그 지원(보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가진 “인문학 위기”론은 있었지만, 인문학이 가진 “효용성”이 사회적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 대기업의 CEO들이 “경영능력의 업그레이드”라는 명백한 목적으로 가지고 대학이 특별히 마련한 인문학 강좌에 참여하는 것이 유행이 된 것은 최근 몇 년이다. Steve Jobs는 2010년 1월 27일에 ipad를 처음 세상에 소개하는 강연의 결론부에 애플이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졌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가격을 가진 명품기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에는 “우리가 최고의 인문학과 최고의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선언한 이후, 인문학은 세계적으로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추어 구글은 2011년 5월 말 올해 5000인문학 전공자를 채용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삼성은 그보다 조금 늦은 지난 8월에 인문학 전공자의 채용을 대폭으로 확대하겠다며, 그러한 결단에 Steve Jobs의 주장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3. 인문학에 대한 고전적 정의:

a. 그리스어 paidia: 기원전 5세기 소피스트들이 도시국가의 건전한 시민을 키우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설정한 개념으로 체조, 문법, 수사학, 음악, 수학, 지리학, 자연철학, 철학이 포함되었다.

b. 라틴어 humanitas: “인간의 본성”이라는 뜻으로 기원전 55년 키케로가 쓴 “웅변가에 관하여”에 처음 쓰였다. 이때 웅변가는 단지 웅변을 위한 언어적 기술만을 습득한 자 아니라 실천적 지성을 갖춘 종합적 지식인 겸 철학자였다. 키케로는 소크라테스에 의해서 철학적 사고가 현실로부터 유리되고 감성으로부터 분리됨으로써 그 실용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하면서 그러한 철학에 언어적 표현력을 결합시킴으로써 종합적이고 실천적 지성을 키워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4. 디지털인문학의 기원과 정의: 인문학의 교육과 연구에 컴퓨터 혹은 그와 관련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려는 학문적 실천. 그 기원은 1949년 이탈리아의 예수회신부인 Roberto Busa가 Thomas Aquinas의 저서의 용례사전(concordance)을 IBM의 도움을 받아 기계적으로 편찬한 것이다. 이는 오랜 진화 끝에 1992년 하이퍼텍스트적 성격을 가진 판본을 발행하면서 완결된다.

a.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Digital Humanities보다는 Humanities Computing이 더 일반적인 용어로 통용되었다. Willard McCarty가 2005년에 펴낸 Humanities Computing이 그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정의한 Humanities Computing은 “인문전산학은 전산도구를 인문학적 자료에 적용하거나 이러한 자료를 형성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학문적 분야이다. 인문전산학은 그 본질에 있어서 방법론적(methodological)이고 그 범위에 있어서 학제간적(interdisciplinary)이다. 인문전산학은 인문학과 전산의 교차지점에서 작동하며 전산이 인문학 제 분야의 학술과 교육을 보조하는 방법이라는 실용적 과제들과 전산이 초래하는 인문학적 관점의 변동이라는 이론적 문제들에 대해 동시에 초점을 맞춘다. 인문전산학은 여러 기술들과 자료에 대한 접근법들의 공통된 근거와 학문적 과정들이 이해되고 기계화될 수 있는 방식들을 정의하려고 노력한다. 인문전산학은 동시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하는 근본적인 인지적 문제를 다루는 것과 더불어 전산에 의해 영향받는 지식의 사회학 내지 지식의 인식론을 연구한다. 인문전산학의 도구들은 전산학의 실용적 작업에서 비롯되지만 그러한 작업들이 늘 그러하듯이 그 도구들의 적용은 인지과학과 정신의 철학에서 개발된 지성의 모델들을 사용한다. 인문전산학은 특정한 연구대상들을 탐구하기 위해 적용분야들에 직접 간여함으로써 이러한 모델들의 유용성을 시험한다. 인문전산학적 지식의 대상은 인문학적 자료로 간주되는 모든 원자료들이다. 인문전산학은 마치 비교문학처럼 그 주제를 다른 분야에서 가져오고 다른 분야의 관심에 따라 인도되지만 결국에는 그 분야에 훨씬 더 도전적인 질문들을 다시 제기하며 기존의 문제들을 통하여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공한다(McCarthy 1998)

b. 디지털인문학이라는 용어를 정착시킨 것은 John Unsworth and Ray Siemens가 2004년 Blackwell에서 출간한 A Companion to Ditital Humanities였다. 이 저서에는 그동안 이 분야에서 활동해오던 모든 전문가들의 글이 실렸으며, 디지털인문학을 하나의 독립된 학문분야로 선언하는 기념비적인 저서라고 할 수 있다. 메카티의 이념을 승계하면서도 그의 저서보다 실용성과 적용성에 더 초점을 맞추어 관련 논문들을 집대성했다.

 

4. 디지털인문학의 단계와 몇 가지 예:

a. 디지털시대의 인문학: 같은 인문학인데, 디지털사회의 바뀐 환경에 적응하여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인문학이다. 주로 기존의 아날로그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작업과 관련되며, 주로 도서관이나 미술관, 박물관 등의 아카이빙(Archiving)이 이것에 해당한다. William Blake의 Digital Archiving: William Blake Archive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도서관학과 혹은 문헌정보학에서 주로 다루고 있다.

b. 디지털기술을 새로운 도구로 받아들이고, 인문학에 적극적으로 적용하려는 인문학: 이것은 인문학적 자료를 전파하고 공유하는 시스템과 관련된다. 주로 교육적 목적으로 개발되며, 싸이버캠퍼스, Online Learning System, 전자칠판 등과 같이 인문적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 디지털기술을 도입하여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식의 공유와 확산을 강화한다. 또한 Offline에서 일어나는 학술적 협업(학회활동 등)을 온라인화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온라인러닝은 이미 MIT의 오픈코스웨어 등을 통해 일반화되었으며, 싸이버캠퍼스도 거의 모든 대학에 보급되어있다. 인문학분야 최초의 학술적 포털인 Alan Liu의 The Voice of the Shuttle이 매우 선구적인 예이며 이화여대의 HCRG나 EPASIA도 이러한 작업에 속한다. 이 분야에서는 인문학적 자료의 특성에 맞는 데이터베이스의 설계가 핵심이며, 한국에서는 주로 교육공학과에서 이러한 분야를 담당한다.

c. 디지털기술을 연구의 방법론으로 설정하고 그 자체로 독립적인 학문적 기율이 되고자 하는 인문학: 여기에서 디지털기술은 인문학의 본질적 속성 자체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텍스트성의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문학, 새로운 역사를 지향한다. 하이퍼텍스튜얼리티는 모든 인문학적 저술의 본질을 바꾼다고 주장한다. 매카티, 언스워스의 작업도 이에 해당하며, 말뭉치 언어학(Corpus Linguistics), 저자확인(Author Authentification), 원문연구(Textual Criticism) 및 전자텍스트 구축 등이 여기에 해당됨. 새로운 Textuality가 새로운 인문학을 가져온다는 믿음을 공유함. 본인의 A Mulilayered Text of The Ruined Cottage도 여기에 해당함.

d. 디지털기술(매체)을 인쇄된 글자를 대신하는 새로운 문자로 받아들이고, 오로지 이것을 기반으로 한 인문학의 연구와 교육, 창작을 추구하는 인문학: 백남준의 선구적인 작업들도 여기에 해당하며, 디지털 스토리텔링, 다매체를 활용한 창작 일반에 여기에 해당한다. 글자없는 인문학이며, 디지털인문학의 최종적 단계이다. MIT Media Lab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5. 디지털인문학의 어려움

a. 경쟁적인 대학의 연구환경으로 인해 연구자들의 참여가 매우 제한적이다.

b.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 투자와 지원이 창의적 연구를 막는다.

c. 디지털인문학은 인문학 연구자들의 학문적 러디즘(Luddism)에 방해받고 대학과 지원기관이 학문분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연구자들의 참여가 어렵다.

d. 인문학과 컴퓨터기술 간의 상이한 지향점과 연구문화의 차이가 인문학과 공학의 창의적 결합을 가로막는다.

 

6. 디지털인문학의 전망

a. 디지털 환경이 다른 모든 분야들처럼 인문학과 그 종사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본질을 단박에 바꾸지는 못할 것이며 또 그렇게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책의 죽음, 종이신문의 죽음을 얘기하지만 현재까지는 과도하고 성급한 추측에 불과하다.

b. 문식력(literacy)의 개념과 그 활용양상이 달라지고 있음은 분명하며 이것은 디지털인문학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c. 디지털인문학은 기업적 이해관계(이윤)와의 연관성으로 인해 대학보다는 사적 영역에서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d. 디지털인문학은 “인문학” 자체를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인문학의 사회적 “relevance”를 획득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음. 이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대학의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인문학 연구가 사회적으로 더욱 더 고립되고 주변화(marginalization)할 가능성이 많음.

e. 기업의 연구개발도 단기적 목표나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정상적인 인문학 연구에 꾸준히 투자하고 격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디지털인문학”은 그 모태인 “인문학”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7. 디지털인문학의 발전을 위한 대책

a. 학문분야로서 인정함으로써 인문학(그리고 IT) 종사자들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b. 개선된 형태의 산학협력: 인문학 자체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지원, 대학의 인문학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결함해야 한다.(“노는 것”을 인정, 허용, 격려해야 함)

c. 인문학적 사유와 지적 자산에 대한 근본적인 존중이 필요하다. 인문학과 비인문학 분야는 상호적으로 존중해야하고, 동시에 학문적 기율에 관한 한 좀 더 여유있고 개방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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