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수업후기

1. sympathy에 대한 논쟁이라는 큰 틀로 안에 학자들의 사상이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 자연스러운 흐름 안에 배우게 되어 좋았습니다. 홉스와 맨드빌의 사상과 반대하는 학자들의 글이 기대됩니다. 또한 화상 강의는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수업 전에 발제문을 미리 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답: 주제와의 연관성은 수업이 진행되면서 더 분명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가 토론의 초점을 그쪽으로 맞춰야 하기도 해야하구요.

2. 홉스와 맨더빌의 가치관을 알아가면서 comprehensive하게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발제자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이 재밌는 부분인 것 같은데 작품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연결해서 봤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발제 할 때에는 (앞으로 같은 주제로 발제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두 사람이 발제를 한 후에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앞으로 자본주의 사회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인식에는 어떤 영향이 있었고 어떤 방식으로 생각이 바꿔나가는지 보는 것이 기대가 됩니다.

답: 발제자들끼리 미리 의견을 나누거나, 발제 후에 의견을 나눠보는 것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발제자들은 우리 모두가 같은 자료를 미리 읽고 왔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정리해서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필요가 없고, 자기가 보기에 가장 재미있고 핵심적인 부분의 내용이 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제시하면 될 것 같아요.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 풀리지 않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에요. 그래야 서로 배우는 게 있으니까요. 또 하나는 발제의 방식인데, 스크립트를 그대로 읽는 것은 앞으로 지양해주었으면 해요. 스크립트를 미리 제공하고, 그 내용을 본인의 말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했으면 해요. 그래야 자연스럽게 토론이 되니까요.

3. 이번 수업을 들으면서 '성악설/성선설'이라는 확실한 개념을 붙잡고 들어가면, 오독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홉스나 맨더빌이나 인간의 self-interest에 관한 선악의 가치판단을 하기보다는 본성 그자체로서 선악의 구분이 의미가 없다는 내용이 주였는데, 성악설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읽느라 이번 response paper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오독한 여지가 있었구나, 하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읽으면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생각이 났는데(시장경제와 연관된 부분), 이후에 애덤 스미스 부분이 나왔을 때 연결해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 홉스와 맨더빌 둘 다 도덕을 어떤 절대적인 법칙이나 본질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필요를 위해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홉스는 자연상태의 인간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정부를 만들었고, 그 정부를 운영하는 원리 즉 법을 만들었으며, 그것이 바로 도덕과 다르지 않다고 본 것이죠. 맨더빌은 도덕을 개인의 이익을 실현하고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봤어요. 물론 둘 다 모두 탈신학적, 세속적 논리로 인간의 본질과 사회, 도덕을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구요. 앞으로의 논의의 핵심은 이러한 논리에 18세기의 이론가들이 어떻게 반발하거나 수용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겠지요.

홉스 부분을 읽었을 때는 홉스 본인이 과학적 방법론을 추구하는 사람인지라, 글쓰기 방식에서도 분명히 카테고라이징을 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charity 부분에서는 "purchase of friendship (contract)"라고 명명함에 따라서, 사회계약론적인 부분이 드러났다는 점에 있어서 맨더빌의 pride에 기반한 자기충족감과는 다른 해석을 보인다는 것이 도드라지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홉스 부분에서도 어쩔 수 없이 왕권옹호론자적인 부분이 나오지만, 맨더빌은 도덕에 관련한 class를 정치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늘 여러 발제자분들이 한꺼번에 좋은 발제를 해주시고, 교수님께서도 견해를 밝혀주시어 이 철학자들의 원문에 대해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 듯하여 감사드립니다.

답: “맨더빌은 도덕에 관련한 class를 정치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점”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함.

4. 4월2일 온라인 강의는 간헐적으로 목소리가 끊기는 현상들이 있었던 기계적 부분을 제외하고는 네 분의 발표문들도 유익하고 좋았습니다. 수업시간 마지막 질문에서 사치와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욕구가 어떻게 사회의 선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결국 사치가 있어야 상품을 만들어 낼 인력과 경쟁들이 사회의 선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사치와 자선이 보기에는 달라 보이는 개념이더라도 같은 맥락이라는 아주 명쾌한 교수님의 설명에 적극 동의를 했습니다. 제안할 점은, Response Paper를 사이버캠퍼스나 공유폴더에 강의 시작 30분전까지 제출하고 수강생들이 미리 읽고 각자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주어지면 토론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질문입니다.

1) 맨더빌에게 있어 pride의 개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발제문에 따르면 pride를 자부심과 오만으로 번역했는데, 맨더빌에게 pride가 긍정의 의미인지 부정의 의미인지가 궁금합니다. 저의 리딩으로는 pride는 as vice 의 역할을 해서 "허영심"과 같은 부정의 의미였는데, "자부심"과 같은 긍정의 의미로도 읽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 맨더빌에게 자부심은 개인의 본성 중 하나로서 그것 자체가 좋거나 나쁘거나 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인간에게 그러한 인정욕구가 여러 욕구 중 하나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정치가들이 이러한 ‘약점’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이기심을 억압하고 이타적 행동을 부추기는 것이지요. 그것도 그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통치해야 한다는 그들 나름의 이해관계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것입니다. 맨더빌은 자부심을 (자신에 관한) 허영심의 일부로 보고, 인간적 약점으로 파악하는 것 같아요.

2) 발제문에 따르면 이기심에서 선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self-love의 매개가 필요하고, "virtuous was self-denial of passions arising from natural state"입니다.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여 타인에게 선행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이 멘더빌의 주장인데, self-denial of passion와 self-love는 동일한 개념인지, 대립되는 개념인지, 이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요?

답: self-love는 자신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본능같은 것이고, self-liking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인정욕구입니다. 사실 자기의 생존을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도모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좋아해야 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실제의 가치보다 높이 평가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다는 것이 맨더빌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는 자기 밖의 척도에 의해 평가받을 때만 확인이 되지요. 그렇게 때문에 남의 평가가 필요한 것이고, 그것에 기반한 욕구가 self-liking, 즉 그것이 유발하는 명예, 수치, 자존심 같은 것이 되겠지요. 맨더빌이 보기에는 이타적 행동은 이러한 self-liking에 힘입은 것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도 결국 self-love, 즉 자기보존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맨더빌에게는 이타적 행동이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 사람의 self-liking에서 비롯된 것이고, 따라서 진정한 virtue나 benevolence란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5. 맨더빌의 글을 맨더빌이 생각하는 virtue가 있다고 생각하고 읽어서 그것이 무엇인지 글을 읽는 내내 궁금했었는데 오늘 수업을 듣고 맨더빌이 상정하는 virtue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궁금증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또 홉스와 관련해서는, 홉스의 인간 본성을 성악설로 평하는 관점은 이타성을 도덕적인 것으로 전제하기에 가능한 관점인데 왜 도덕성을 일반적으로 이타성과 결부시켜 판단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관해서도 맨더빌의 논리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이타성을 도덕적인 것으로 보는 것 또한 교육의 산물일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수업 진행 방식도 좋고 기술적인 문제도 크게 신경쓰일 정도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면대면으로 만나 토론을 하는 것 보다는 생각을 나눌 기회가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수업 후에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서 올리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답: 홉스와 맨더빌의 도덕적 상대주의(본질주의가 아니고)의 의미를 잘 되새겨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우선, 원격수업이 처음에는 신선하고 재밌엇는데, 지금은 너무 단절된 느낌이고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소통이 너무 그립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빨리 수업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제 한학기 원격수업 공지 받고 너무 슬펐습니다. 오늘 수업에서는 도덕적 상대주의라는 idea가 제일 흥미로웠습니다. 절대적 도덕의 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인간의 이기심만이 남을 수 밖에 없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홉스와 만데빌은 이러한 인간의 이기심을 인간 행동의 절대적 동기이고 만데빌 같은 경우에는 이타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 마저 이기적인 동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설명하는데, 만데빌이 말하는 이타적인 행동이 아닌 정말 근본적으로 이기적이지 않는 행동이 가능하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의 동기는 어디서 어떻게 비롯된다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답: 그러한 의문에 대한 답은 이제 앞으로 읽을 작가들이 주겠지요?

7. 우선 낭만주의 문학을 보기에 앞서 홉스와 맨드빌과 같이 인간의 "이기심"을 인간의 본성으로 본 학자들의 의견을 다루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평소 낭만주의 문학을 많이 접할 일이 없었지만 어렴풋이 낭만주의 시인들은 인간의 무한한 faculty와 선함을 믿고 있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홉스와 맨드빌과 같은 학자들의 의견을 보면서 낭만주의 문학에 드러난 인간의 이타성이나 선함은 정말 순수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작품에 어떤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제 리스폰스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홉스와 맨드빌을 읽을 때 교수님이 인트로덕션 때 제시하신 beauty와 morality, pity와 이타성(혹은 이기성) 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런 큰 주제들과 연관하여서도 더 토론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발제문을 수업 후가 아니라 수업 전에 미리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서를 미리 받아 보면 발제시 문서에 직접 하이라이트를 하거나 밑줄을 쳐서 더 꼼꼼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답: 네 우리 주제와의 연관성은 다른 철학자들의 글들을 조금 더 읽으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활발한 토론을 위하여 기계적인 발표는 좀 줄이고, 서로 토론을 더 활발하게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