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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셰익스피어의 비너스아도니스에서 성적욕구vs 순결과 더불어 삶의 본능vs 죽음의 본능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삶과 죽음의 대조를 어느 내용에서 찾을 수 있는건가요? 성적욕구 vs 순결을 다르게 보면 삶과 죽음의 갈등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말인가요?
답변 1: 어느 대목을 놓고 질문하는 것인지 명시해야 좀더 분명한 답을 줄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작품을 놓고 얘기해본다면, Adonis에 대한 Venus의 구애가 육체적 사랑, 그러니까 성적 욕구를 나타내는 것은 확실하고, 하지만 이것을 거부하는 Adonis의 태도가 반드시 정조와 순결에 대한 ideology를 반복한다고 볼 수는 없어요. 다만 Venus와 Adonis의 이야기를 기독교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면 순결 ideology를 끌어들일 수는 있겠지요. 즉 이 이야기를 알레고리(allegory)로 이해하고, 그것에서 기독교적 교리에 부합하는 교훈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이 이야기를 성적 욕구 vs 순결 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Shakespeare의 시 Venus and Adonis는 그런 종교적이고 교조적인 입장을 넘어서서 Venus의 구애와 육체적 사랑을 그 자체로 아름답게 묘사할 뿐만 아니라 Adonis의 거절도 그가 순결을 강조하는 도덕적 태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바로 이런 측면이 Shakespeare의 시가 종교적 알레고리와 다른 점입니다. Shakespeare의 이 시는 청교도적(Protestant) 교훈주의(Didacticism)을 반영한다기 보다는 인간중심적 가치를 중심으로 그리스-로마의 신화를 재해석하는 르네쌍스적 가치관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의 대조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그런 설명을 했는지 잘 모르겠군요. 성적 욕구 vs 순결을 강조하는 도덕의 대조를 그대로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의 대조와 아무런 조건없이 동일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또 이 작품과도 무관합니다. 다만 성적인 사랑은 자손의 재생산(procreation)과 관련된다는 면에서 삶의 본능으로 해석할 수 있겠고, 그것을 거절하는 것을 그 반대의 가치와 연관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을 두고 그렇게 하려면 특정한 맥락에서 많은 조건을 걸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지 무작정 단순하게 동일시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를 보고 질문했는지 나중에 발견했습니다. 교과서의 저자인 Geoffrey Miles가 가 해설한 부분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정확하게 옮기면 or (to put it in different and more Venus-like terms) between the life instinct and the death instinct라고 나옵니다. 괄호안에 전제가 있어요. "이것을 다른 말로, 더 비너스적 인 용어를 쓰면" 이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이것은 "비너스가 아도니스를 설득할 때 쓸 것같은 말로 표현하자면"이라는 뜻입니다. 그것이 객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비너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앞에 얘기한 "특정한 맥락에서 많은 조건을 걸고"라는 전제는 "비너스의 입장에서 말해본다면"인 셈이지요. 어떤 글이든 글을 읽고 이해할 때는 그 맥락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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