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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작가는 elegy를 그저 죽음을 애도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elegy를 유통하고 함께 읽는 것의 사회적 의미와 효과에 대해 이야기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런 취지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는데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걸까요? 자신의 호기심과 감정적 소비를 위해 타인의 슬픈 사연을 사용하는 young poet은 야단치면서 정작 본인은 애도 시를 통해 본인을 포함한 이 시를 읽는 모든 사람의 도덕적 성장을 위해 이용한다는 것이 기만적이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요. 특히 가난한 기층 민중이 이 시의 대상이라는 점이 오히려 작가의 안일한 풍족함을 증명하는 것 같아요. 전혀 가난하지 않은 본인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빌려와 정신적 성숙을 이야기하는 것이..그리고 애도하는 시에서 유용성을 찾는 것 자체가 뭔가 앞뒤가 안맞는 것 같은 생각이 들고요. 저는 온전히 애도하는 행위 자체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슬픔에 함몰되는 것과 죽은 자를 위해 충분히 슬퍼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니까요. 교수님 이런 해석도 가능한가요? 아니면 제가 뭔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걸까요?
답: 좋은 질문입니다. 수업시간에도 언급한 것 같긴 한데, 애도를 통해 살아있는 사람의 도덕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죽은 사람의 사연을 “이용”하는 것이 단순한 “감정적 소비”를 위해 “이용”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 하는 거지요? 맞습니다. 그런 면이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감정적 소비”를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위선적으로 이용하는 것, 그것도 시를 통해 그런 위선적 이용을 제도화하는 것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중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어쩔 수 없는 죽음을 충분히 애도한 다음, 그것을 자연적 섭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은 표면적으로 비슷한 듯 하지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결과로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결과로서 나타나는 “도덕적 성장”이 그런 슬픔을 초래하는 원인에 대한 어떤 적극적인 행동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pedlar의 stoic한 자세에 대하여 정서적으로 너무 잔인하다, 민중들의 현실에 너무 무감각하고 도덕적으로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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