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1. Blake의 Marriage of heaven and hell 중, 천사가 떠나자마자 지옥의 모습이 평화로운 곳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천사가 악마에게 보여준 지옥이 실제 지옥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고정관념이 빚어낸 지옥이므로, 블레이크가 교조주의를 비판하고자 함이 드러나는 부분이 맞는 것인가요?
답변1: 그냥 교조주의라기 보다는 몸과 육체적 욕망이라는 인간의 자연적인 조건을 체계적으로 부인하고 억압하는 관념적인 신학(블레이크는 형이상학이라고 부름)에 대한 비판이지요. 성경을 그 취지와 정신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교조적 태도도 물론 비판합니다.
질문2: 그렇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국과 지옥은 모두 자신들의 선입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블레이크는 실제 천국과 지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 것인가요?
답변2: 성경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이 문자 그대로 존재한다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천국과 지옥이 없다고 실제로는 없다고 믿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성경을 문자 그대로 신봉하는 태도는 비판했습니다.
질문3. 블레이크는 자신 나름 대로 크리스천이었다고 했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저는 ‘신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모두가 신과 같은 존재다. 인간 내면에 들어 있는 신성함을 잘 발현 시키는 것이 곧 구원이므로 신의 구원은 따로 필요하지 않다.’라고 이해했습니다. 근데 이것은 신 즉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어떻게 그를 크리스천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요? 저는 단순히 당시 타락한 교회,정부를 비판하는 것을 더 넘어서 무교론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답변3: 블레이크의 그런 발언은 신학에서 영지주의(Gnosticism)이라고 불리는 교파에서 주장하는 교리와 가깝다고 합니다. 블레이크는 무신론자는 아니었고, 이른바 정통 교파와는 좀 거리가 있는 신비주의적 기독교를 신봉했습니다.
질문4. 이는 블레이크 뿐만 아니라 다른 낭만주의 작가들의 종교관에도 이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한번 여쭤보고 싶습니다.
답변4: 블레이크의 종교관은 매우 독특해서 다른 낭만주의 시인들이 그것을 공유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블레이크의 장시에 나오는 신화체계가 신학에서 말하는 구원의 문제를 육체와 정신이 조화를 이루는 완전한 인간의 형성이라는 문제로 바꾸어서 바라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다른 낭만주의 시인들과 유사성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훼손되지 않은 온전한 인간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 인간에 내재한 신성을 되살리는 것은 표현은 각각 달라도 다른 시인들도 가지고 있는 목표였거든요.
|
